암 진단 이후 우리 가족의 가장 큰 변화

 

아침이 되면 저는 가장 먼저 부엌으로 향합니다.

아들의 아침밥을 준비하는 것이 하루의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지 아들이 제 얼굴을 보며 가장 먼저 하는 말이 생겼습니다.

"엄마, 오늘 기분 어때?"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들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생각해 보니, 아이는 저뿐 아니라 아빠에게도 종종 같은 질문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빠 오늘 기분 어때?"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 말은 어느새 우리 가족의 인사처럼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 남편이 암 진단을 받은 뒤 우리 가족의 생활속 변화는 이전 글에서 먼저 이야기했습니다.

👉 암 진단 이후 우리 가족이 가장 먼저 바꾼 생활습관 3가지


암 진단 이후 가장 많이 바뀐 것은 대화였습니다

남편이 암 진단을 받은 뒤 우리 가족은 이전보다 훨씬 서로의 표정을 많이 살피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누군가 기분이 좋지 않아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하고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 일을 겪고 난 뒤에는 조금 달라졌습니다.

표정이 어두워 보이면 먼저 다가가 묻게 되었습니다.

"무슨 일 있어?"

"오늘 기분이 안 좋아 보여."

짧은 한마디였지만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조금씩 늘어났습니다.


아이가 부모에게 가르쳐 준 한마디

한 번은 남편과 아주 사소한 일로 의견이 달라져 제가 말없이 있던 날이 있었습니다.

화를 낸 것도 아니고 크게 다툰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기분이 조금 상해서 조용히 있었을 뿐입니다.

그때 여섯 살이던 아들이 제 얼굴을 한참 바라보더니 말했습니다.

"엄마, 무슨 일 있어?"

그래서 웃으며 물었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했어?"

그러자 아이가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습니다.

"엄마 얼굴이 화가 난 것 같아."

순간 남편과 저는 서로를 바라보다가 크게 웃었습니다.

감추고 있다고 생각했던 감정이 아이에게는 그대로 보였던 것입니다.

그날 이후 우리는 웃으며 이야기했습니다.

"아이 앞에서는 표정도 거짓말을 못 하는구나."


암 이후 달라진 가족의 대화

요즘 우리 집에는 새로운 문화가 하나 생겼습니다.

제가 아들에게 짜증을 내려고 하면 남편이 웃으며 말합니다.

"짜증 내지 마세요."

그러면 저도 웃으면서 대답합니다.

"네."

반대로 남편이 피곤해서 말투가 조금 거칠어지면 이번에는 제가 이야기합니다.

"예쁘게 말합시다."

예전 같으면 잔소리처럼 들렸을 말도, 지금은 서로를 다시 웃게 만드는 신호가 되었습니다.

물론 일곱 살 아이를 키우는 일이 매일 평온한 것은 아닙니다. 미취학 아동 중 가장 큰 형님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하루에도 몇 번씩 웃고, 혼나고, 다시 웃기를 반복합니다.

그럼에도 예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감정을 오래 끌고 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쁘게 말하기, 우리 가족의 작은 약속

암 진단 이후 모든 것이 갑자기 좋아진 것은 아닙니다.

걱정도 여전히 있었고, 불안한 날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족끼리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대화하려고 노력하면서 집안 분위기는 분명 달라졌습니다.

병원에서 돌아오는 길에도 웃을 일이 생겼고,

식탁에서도 서로의 하루를 묻는 시간이 늘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가 먼저

"오늘 기분 어때?"

라고 물어봐 주는 집이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 가족은 조금 더 따뜻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암이라는 경험은 우리 가족에게 결코 반가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을 지나오면서 한 가지는 분명해졌습니다.

우리는 서로의 건강만 걱정하는 가족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도 먼저 묻는 가족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오늘 기분 어때?"

앞으로도 우리 가족은 이 한마디를 오래도록 아침 인사처럼 나누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FAQ

Q. 암 진단 이후 가족 간 분위기가 정말 달라졌나요?

네. 큰 사건을 겪으면서 서로의 감정과 표정을 더 자주 살피게 되었고, 대화도 이전보다 자연스럽게 많아졌습니다.

Q. 아이도 분위기 변화를 느끼나요?

아이들은 생각보다 부모의 표정과 분위기를 잘 느끼는 것 같습니다. 우리 아들의 "오늘 기분 어때?"라는 한마디는 지금도 가족 모두의 하루를 시작하는 인사가 되었습니다.

Q. 가족이 함께 실천하는 가장 작은 습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거창한 것이 아니라 서로의 기분을 먼저 묻고, 가능하면 예쁘게 말하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작은 습관이지만 우리 가족에게는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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