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결과를 모를 때 가장 큰 불안을 느낀다고 합니다.
우리 가족도 그 시간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대장내시경에서 용종이 발견되어 제거한 뒤에는 조직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며칠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의료진은 결과가 나오면 다시 설명해 주겠다고 했지만, 그 며칠은 평소보다 훨씬 길게 느껴졌습니다.
사실 남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약 5년 전 건강검진에서도 대장 용종을 제거한 경험이 있었고, 당시에는 조직검사 결과가 큰 문제 없이 지나갔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마음속으로는 "이번에도 괜찮을 거야."라는 기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40대에 갑작스럽게 암 진단을 받게 될 것이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아직은 건강할 나이겠지.'
'혹시라도 큰 병이 생긴다면 훨씬 나중의 일 아닐까.'
막연하게 그렇게 생각하며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우리의 예상과는 달랐습니다.
▶ 건강검진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를 처음 마주했던 이야기는 아래 글에서 이어집니다.
👉 건강검진에서 발견된 대장 용종, 그날 우리 가족이 배운 것
저 역시 비슷한 두려움을 경험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남편의 결과를 기다리며 문득 제 경험들이 떠올랐습니다.
10여 년 전, 저는 건강검진 과정에서 가슴에 큰 혹이 발견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의료진은 크기가 큰 만큼 대학병원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젊은 나이였던 저는 그 말만으로도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혹시 큰 병이면 어떡하지.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혼자 여러 가지 상상을 하며 몇 시간을 울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하지만 정밀검사 결과는 단순한 양성종양이었습니다.
걱정했던 것과 달리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았고, 지금까지도 건강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몇 년 뒤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출산 후 복통으로 병원을 찾았는데 초음파 검사에서 난소 부위에 이상이 보인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순간 또다시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큰 병원 진료를 권유받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혼자 여러 가지 최악의 상황을 떠올렸습니다.
하지만 그 역시 정밀검사에서는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런 경험들이 있었기에 저는 남편의 조직검사 결과도 괜찮을 것이라고 믿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우리의 예상과 달랐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았습니다.
머릿속이 하얘졌고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괜찮을 거야.'라고 스스로를 다독였던 마음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남편 역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수술 전까지 남편은 틈만 나면 휴대전화로 자신의 질환을 검색했습니다.
인터넷에는 희망적인 경험도 있었지만, 불안감을 키우는 글도 적지 않았습니다.
좋은 내용을 읽으면 표정이 조금 밝아졌고,
심각한 사례를 보면 금세 말수가 줄어들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감정이 오르락내리락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는 일은 가족에게도 쉽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인터넷보다 큰 힘이 되었던 것은 가족의 대화였습니다
그 시간을 지나며 느낀 것이 있습니다.
인터넷은 많은 정보를 알려주지만, 불안한 마음까지 해결해 주지는 못했습니다.
오히려 정확하지 않은 정보가 걱정을 더 크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결국 우리 가족에게 가장 큰 힘이 되었던 것은 담당 의료진의 설명을 믿고, 결과에 맞춰 하나씩 준비해 나가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서로의 마음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걱정을 혼자 품고 있을 때보다 함께 이야기할 때 조금씩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불안은 자연스러운 감정이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조직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은 치료보다 더 길게 느껴졌습니다.
결과를 알 수 없다는 사실이 사람을 가장 불안하게 만들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을 지나온 지금은 한 가지를 분명히 말할 수 있습니다.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혼자 모든 답을 찾으려고 하기보다 의료진의 설명을 믿고, 가족과 함께 하루씩 보내다 보면 조금씩 마음도 따라오게 됩니다.
우리 가족도 그렇게 하루하루를 지나 지금의 일상을 다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마무리
조직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은 우리 가족에게 가장 길고 조용한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을 지나며 건강은 물론, 가족과 함께하는 평범한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혹시 지금 비슷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분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너무 많은 정보를 혼자 감당하려 하기보다 주변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며 하루씩 지나가셨으면 좋겠습니다.
▶ 암 진단을 처음 들었던 순간과 가족의 이야기는 아래 글에서 이어집니다.
👉 암 진단 후 달라진 일상, 가족이 함께 준비해야 했던 것들
FAQ
Q. 조직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이 정상인가요?
네. 결과를 알 수 없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걱정을 혼자 감당하기보다 가족이나 의료진과 충분히 이야기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Q. 인터넷에서 찾은 경험담을 믿어도 될까요?
다른 사람의 경험은 참고가 될 수 있지만, 질환의 상태와 치료 과정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정확한 판단은 담당 의료진의 설명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가족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함께 병원을 방문하거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환자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작은 관심과 대화가 회복 과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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